정영환 초대전《MINDSCAPE》
2026.9.10(Thu) ~ 10.24(Sat)
숲속을 걷다가 문득, 한자리에 서로 다른 세대의 생명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오래전 뿌리 내린 나무 곁에 이제 막 돋아난 풀, 뻗어 나온 가지 아래 떨어진 이파리, 언제부터 이곳에 쌓이게 되었을지 모를 흙이 함께 놓여 숲을 이룬다. 그렇게 수많은 시간이 포개어져 만드는 풍경처럼, 정영환 작가의 그림 속 풍경도 오랜 시간을 거쳐 쌓여 왔다. 여러 겹의 바탕으로 물감층의 레이어를 쌓고, 수없이 많은 작은 잎들을 더하는 하루하루의 손길로 비로소 완성된다.
정영환의 숲을 좀 더 오래 들여다보면 자연 풍경과는 묘하게 다른 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높이 솟은 나무와 둥근 수풀, 바위들은 어느 한 장소의 식생을 옮겨놓은 모습이라기보다 작가가 캔버스 위에서 새롭게 계획하여 조율한 풍경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존재하는 어느 한 장소의 숲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고 상상하는 숲의 이미지에 가까운 것이다. 얼핏 좌우가 가지런히 완벽한 대칭인 듯하면서도 약간의 불규칙을 허용한다. 높고 낮음, 크고 작음, 촘촘하거나 성긴 형태들이 한데 모여 균형을 이루는 것이 자연에서 발견되는 질서를 닮았지만, 그 질서를 다시 작가만의 방식으로 배열한 풍경이다.
자연 속에서 우리가 쉼을 찾는 중요한 지점은 의외로 나무와 풀보다도 이들 사이에 머무는 공기와 바람, 빛과 소리,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느끼는 감각들에 있을지도 모른다. 정영환의 그림에서 넓게 비워진 여백 역시 호흡할 공간으로 남겨져 있는 셈이다. 말 그대로 ‘초현실적인’ 나무들의 모습임에도 따뜻한 공감의 자리로써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랫동안 바라보고 그려온 시간 끝에 남은 숲은 작가의 내면의 풍경(Mindscape)이 되고, 다시 그것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기억과 상상 속에서 새로운 장면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정영환의 숲은 하나의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바라보는 이의 마음속에서 다시 자라난다. 이 숲 앞에서는 잠시 걸음을 늦추어도 좋다. 나무와 나무 사이의 여백에 머물고, 그 사이를 흐르는 빛과 바람을 바라보며 잠시 호흡을 고르는 시간. 정영환의 숲이 저마다의 마음에 작은 쉼의 자리로 머물 수 있기를 바란다.















정영환 초대전《MINDSCAPE》
2026.9.10(Thu) ~ 10.24(Sat)
숲속을 걷다가 문득, 한자리에 서로 다른 세대의 생명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오래전 뿌리 내린 나무 곁에 이제 막 돋아난 풀, 뻗어 나온 가지 아래 떨어진 이파리, 언제부터 이곳에 쌓이게 되었을지 모를 흙이 함께 놓여 숲을 이룬다. 그렇게 수많은 시간이 포개어져 만드는 풍경처럼, 정영환 작가의 그림 속 풍경도 오랜 시간을 거쳐 쌓여 왔다. 여러 겹의 바탕으로 물감층의 레이어를 쌓고, 수없이 많은 작은 잎들을 더하는 하루하루의 손길로 비로소 완성된다.
정영환의 숲을 좀 더 오래 들여다보면 자연 풍경과는 묘하게 다른 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높이 솟은 나무와 둥근 수풀, 바위들은 어느 한 장소의 식생을 옮겨놓은 모습이라기보다 작가가 캔버스 위에서 새롭게 계획하여 조율한 풍경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존재하는 어느 한 장소의 숲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고 상상하는 숲의 이미지에 가까운 것이다. 얼핏 좌우가 가지런히 완벽한 대칭인 듯하면서도 약간의 불규칙을 허용한다. 높고 낮음, 크고 작음, 촘촘하거나 성긴 형태들이 한데 모여 균형을 이루는 것이 자연에서 발견되는 질서를 닮았지만, 그 질서를 다시 작가만의 방식으로 배열한 풍경이다.
자연 속에서 우리가 쉼을 찾는 중요한 지점은 의외로 나무와 풀보다도 이들 사이에 머무는 공기와 바람, 빛과 소리,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느끼는 감각들에 있을지도 모른다. 정영환의 그림에서 넓게 비워진 여백 역시 호흡할 공간으로 남겨져 있는 셈이다. 말 그대로 ‘초현실적인’ 나무들의 모습임에도 따뜻한 공감의 자리로써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랫동안 바라보고 그려온 시간 끝에 남은 숲은 작가의 내면의 풍경(Mindscape)이 되고, 다시 그것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기억과 상상 속에서 새로운 장면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정영환의 숲은 하나의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바라보는 이의 마음속에서 다시 자라난다. 이 숲 앞에서는 잠시 걸음을 늦추어도 좋다. 나무와 나무 사이의 여백에 머물고, 그 사이를 흐르는 빛과 바람을 바라보며 잠시 호흡을 고르는 시간. 정영환의 숲이 저마다의 마음에 작은 쉼의 자리로 머물 수 있기를 바란다.